Science issue

유전에 의해 형성된 행동

앗동동 2022. 11. 28. 23:52

고정적, 종특이적

 많은 동물들에게서 볼 수 있는 뚜렷한 행동들은 매우 고정적(stereotypic)이고 종특이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거미줄의 모양으로 어떤 종의 거미인지 추측할 수 있다. 거미줄 그물망은 제대로 된 연속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천번의 정형화된 움직임을 필요로 하며, 이 연속의 대부분은 같은 종에서 항상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거미의 공이 다르면 다른 모양의 거미줄이 만들어진다. 

<거미줄 만드는 거미>

 거미에 의한 거미줄 방적은 어떠한 학습이나 이전의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복합한 행동의 한 예에 불과하다. 어린 거미가 부화하면 어미는 죽고 새끼 거미들은 즉시 퍼져나간다. 이 거미들은 어미의 거미줄에 대한 어떠한 경험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거미들이 자신만의 거미줄을 만들 때 그들은 경험이나 모방을 위한 모델의 이점 없이도 완벽하게 거미줄을 만든다. 사실 거미들의 거미줄 방적 해동은 실제적으로 학습에 의해 수정을 받지 않는다. 즉, 경험으로 거미줄 만들기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때 어린 거미들은 어떻게 그들의 거미줄의 모양을 수정하느가에 대한 학습을 할 능력이 없음을 나타낸다. 

 

행동이 유전적인가 아닌가를 검증하는 박탈 및 잡종형성의 실험

 박탈실험(deprivation experiment)에서 동물은 연구 중에 생길 수 있는 모든 경험적인 적절한 행동을 박탈하기 위해서 사육된다. 이러한 실험 중 하나는 우선 세 마리의 다람쥐를 액상 먹이와 토양이나 다른 입자적인 물질이 없는 우리에서 독립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키워진 어린 다람쥐에게 땅콩을 주었을 때 다람쥐는 입에 그 땅콩을 넣고 우리 주위를 뛰었다. 실제로 다람쥐는 우리의 구석에서 전형적인 흙 파기 움직임을 보였고, 상상의 구멍에 이 땅콩을 넣고 구멍을 메우는 행동을 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코로 존재하지도 않는 흙을 다지는 행동을 보였다. 이 실험의 다람쥐는 주어진 먹이를 전혀 다뤄 보지 않았으며 흙에 대한 경험도 전혀 없었지만 땅콩을 묻는 다람쥐의 고정적인 행동만은 완전하게 표현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잡종형성(hybridization)실험에서는 유연관계가 가까운 종을 이종 교배시키고 그들의 자손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유연관계가 가까운 종도 특정 행동에서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 이 종들을 이종 교배시킬 수 있다면 그들의 자손에게 한쪽 또는 양쪽 부모의 행동 요소가 유전되는가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행동생태학 분야의 선구자인 로렌츠(K. Lorenz)는 구애 표현의 유전적인 결정 인자를 관찰하기 위해 오리에 대한 잡종형성 실험을 행하였다. 물오리, 상오리, 고방오리, 그리고 일락 오리와 같은 수변성오리 종들은 서로 유연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이종교배를 시킬 수 있지만, 이들은 그들만의 구애 표현의 특이성 때문에 자연에서는 이종 교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 수컷 오리는 조심스럽게 그들 종만의 전형적인 수중발레를 한다. 그리고 암컷은 전체적 표현이 성공적으로 그리고 완벽하게 마무리되기 전에는 수컷의 구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로렌츠는 오리 종을 이종 교배시켰을 때 그 잡종의 자손이 각 부모 종의 구애 표현의 몇 가지 요소를 표현하지만 새로운 조합으로 구애를 표현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의 관찰 중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잡종이 때때로 부모 종의 어느 쪽 구애 레파토리가 아닌 다른 종의 구애의 특징인 표현 요소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로렌츠의 잡종 연구는 구애 표현의 행동 형태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행동을 형성시켰다는 사실은 암컷이 잡종이 하는 구애에 관심 없었다는 사실에 의해 증명되었다.

 

단순한 자극도 행동을 촉발시킨다

 만일 어떤 행동이 위의 박탈 실험 동안 표현되지 않으면 그 행동은 유전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실험조건은 때로는 실험 동안에 행동을 자극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된 다람쥐에게 파고 묻는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 땅콩을 준 것이 그것인데, 많은 유전적인 행동의 표현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특정 자극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자극제의 특성에 대한 고전적인 연구를 진행했던 두 명의 선구적인 행동생태학자인 로렌츠(K. Lorenz)와 틴버겐(Niko Tinbergen)은 이러한 자극제를 자극유도체라 하였다.

 

 자극유도체는 일반적으로 동물이 이용할 수 있는 감각 정보의 간단한 부분집합체이다. 예를 들어, 성숙한 수컷 유럽울새는 그들의 가슴에 붉은 깃털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수컷에게 공격 행동의 자극 유도체로 작용한다. 산란기 동안 성숙한 수컷 울새의 모습은 다른 수컷 개체들이 지저귀고 공격 표현을 하도록 자극하며, 이쪽의 경고에 조심하지 않으면 공격할 수도 있다고 자극을 준다. 성숙하지 않은 수컷 울새는 깃털이 모두 갈색이며, 이러한 공격 행동을 나타내지 않는다. 하지만, 막대기 위에 붙여 놓은 붉은 깃털의 술 같은 것은 울새에게 다른 수컷 공격 행동에 대한 충분한 자극유도체가 될 수 있다. 

 

 틴버겐과 페르덱(A.C.Perdeck)은 먹이를 먹이는 동안 재갈매기와 이들의 새끼간의 상호관계를 포함한 자극유도체를 실험했다. 성숙한 재갈매기는 부리의 끝에 붉은 점을 가지고 있다. 갈매기가 먹이를 물고 둥지로 돌아올 때 새끼들은 그 붉은 점을 쪼아대고 이에 따른 자극으로 새끼가 먹을 음식을 토해내게 된다. 

 틴버겐과 페르덱은 이 붉은 점이 새끼가 먹이를 달라는 행동에 대한 자극유도체였다고 가설화하고,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그들은 색과 모양을 다르게 해서 재갈매기의 머리와 부리의 모델을 종이로 잘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롭게 부화한 새끼들을 자연에서 가져다가 이들이 얼마나 이것들을 쪼아대는가에 따라 각 모델을 평가하였다. 모델의 머리 모양이나 색은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머리는 그리 필요치 않았다. 부리가 붉은 점을 가지고만 있으면 새끼는 부리 모델이나 머리의 유무에 관계없이 반응했다. 놀랍게도 새끼들이 쪼는 행동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자극유도체는 성숙한 재갈매기와 전혀 닮지 않은 거무스레한 끝이 길고 가느다란 주둥이 모델이었다. 이 실험은 명확하게 새끼들이 간단한 자극제만 인식하는 능력과 유전된 쪼아대는 행동만을 가지고 어미 부리에 반응하는 능력을 동시에 물려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실험은 학습에 의한 것보다 유전학적으로 결정되는 행동에 대한 훌륭한 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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