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역시 행동을 형성한다
세 명의 행동생태학자인 로렌츠, 틴버겐, 그리고 칼 폰 프리쉬(Karl von Frisch)는 동물 행동에 대한 연구를 한 공헌으로 1973년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하지만, 최근의 행동생물학자들은 행동생태학자들의 유전적인 행동이라는 관점을 넘어 대부분의 행동들이 유전과 학습 사이의 상호관계를 포함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재갈매기 새끼들이 먹이를 달라고 쪼아대는 행동이 예이다. 새롭게 부화한 새끼들이 간단한 인공적 자극유도체에 가장 많이 반응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점차적으로 모델과 실제의 재갈매기 머리 간의 차이를 배우고, 그러고 나서 결국에는 자신의 부모에게만 먹이를 의지하게 된다. 따라서, 간단한 자극유도체를 인식하는 유전적은 능력은 학습에 의해 점차적으로 정확해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초기의 행동생태학자들도 학습을 무시하거나 학습이 일어났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들은 학습에 대한 연구의 선구자였다. 틴버겐은 동물이 환경에 있는 특성들을 인식하기 위해 학습한다는 공간학습(spatial learning)의 초기 연구를 하였다. 극히 고전적인 실험에서 그는 암컷 장수말벌이 만든 둥지구멍의 입구 근처에 솔방울과 같은 물체를 가져다 놓았다. 장수말벌이 둥지가 떠난 후에 그는 이것을 짧은 거리의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장수말벌이 막 돌아왔을 때 말벌은 움직여진 물체에 대해서만 반응하면서 둥지를 찾지 못했다. 이 장수말벌은 주어진 환경에서 방위체로 사용하기 위한 물체를 인식하려고 학습했던 것이다. 좀 더 최근에는 공간 학습에 대하여 수백 심지어 수천 장소에서 먹이를 잡는 다람쥐, 박새 그리고 어치와 같은 동물들에 대해 연구되고 있다. 먹이를 잡는 장소에 대한 학습과 기억에 대한 이 동물들의 능력은 경이적이라 할 만하다.
각인현상은 복잡한 자극유도체의 학습이다
자극유도체는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의 간단한 부분집합이다. 왜냐하면 유전학적으로 프로그램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각인현상(imprinting)이라고 불리는 학습의 한 형태는 한정된 임계기간(critical period) 동안에 나중에 자극유도체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복잡한 일련의 자극들을 학습하는 것을 가능토록 해 준다. 고전적인 예로는 군체나 무리와 같은 군집 상태에서조차 개체적 인식을 보장하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그리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각인현상이다.
로렌츠가 거위의 알을 부화시켰을 때 거위새끼가 처음으로 본 것이 그였고, 거위새끼들은 그를 각인하여 마치 그가 자신들의 부모인 것처럼 어느 곳에나 그를 따라다니며 상호작용을 했다. 그 후 그의 조수들이 다르게 디자인된 신발을 신고 실험을 따라했을 때 거위새끼들은 신발만 각인하여 오직 그들이 부화하여 처음 본 신발을 신은 사람만을 따라다녔음을 통해서도 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인에 대한 임계기간은 성장과정 또는 호르몬 상태에 따라 결정되며 매우 짧아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어미 염소가 자신의 새끼가 태어난 지 5분에서 10분 사이에 코로 비비고 핥지 않으면 어미 염소는 나중에 자신의 새끼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 경우에 각인은 후각에 기인한다. 그리고 임계기간은 출산 시에 어미 체내를 순환하는 다량의 호르몬 옥시토신(oxytocin)에 의해 결정된다.
새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유전과 학습이 상호작용한다
행동양식의 많은 부분은 유전과 학습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몇몇 우수한 연구의 주제가 되었던 한 가지 예가 새의 울음소리에 대한 것이다. 성숙한 수컷 새는 세력권 표시와 구애에 있어 종 특유의 소리를 사용한다. 참새와 같은 몇 종은 박탈실험 동안에조차 그들의 종특이적 소리를 내지만, 대부분의 종은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의 종에게 학습은 소리의 취득에 필수적인 단계이다.
흰머리참새의 알을 부화기에서 부화시키고 이 중 어린 수컷 새들을 고립시켜 키운다면 이 새들의 성숙한 소리는 전형적인 종특이적인 소리가 아닌 이상한 소리들의 조합이 된다. 이 종들은 새끼 때에 소리가 각인되지 않고는 종 특유의 소리를 표현하지 못한다. 비록 수컷 흰머리참새가 어릴 때 성숙한 울음소리를 듣는다 해도, 그 후에 격리시켜 성장시키면 이 수컷 성체가 되어도 정확한 종 특이적인 소리를 내지 못한다. 즉, 이 종은 결국 유조 때 소리에 각인되지 않고는 종 특유의 소리를 내지 못한다. 이 새의 수컷은 신경계에 소리 기억을 형성하기 위해 새끼 때의 청각 각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어린 수컷 참새가 다음 해 봄 생식적으로 성숙할 때쯤에 지저귀려고 노력하며, 마침내 이 어린 수컷 참새는 시행착오를 통해 각인된 소리 기억에 맞추게 된다. 만일 종 특유의 소리를 어릴 때 들었던 새라도 지저귐을 시작하기 전에 귀머거리가 된다면 이 새의 종 특유의 소리는 발달할 수 없다. 만일 이 새가 정확한 소리를 표현해 낸 후 귀머거리가 된다면 이 새는 정상적인 새처럼 계속 지저귈 수 있을 것이다. 학습에서 두 개의 과정은 필수적이다.
첫 번째는 새끼 때의 단계, 두 번째는 새가 생식적으로 성숙할 때까지의 단계이다.
유전에 입각한 행동은 특정 조건하에서 적응된다
경험에 의해 행동을 학습하고 수정하는 능력은 높은 적응의 결과이다. 대부분의 인간 행동은 학습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유전적으로 행동이 결정되는 많은 종들에 있어 왜 그렇게 많은 행동양식들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한 가지 대답을 이미 알고 있다. 유전적인 행동이라는 것 이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유전적 행동은 그들만의 어떤 행동이 실수를 야기시켜 그 대가로 희생이 크거나 위험하게 됨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적응진화된 결과이다. 예를 들면 서로 다른 종들 간의 교미는 큰 실수로 희생이 큰 경우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구애행동은 종의 인식을 보증해준다. 환경에서는 정확한 것뿐만 아니라 부정확한 모델도 존재하기 때문에 잘못된 유형의 구애 방법 또한 학습할 수도 있다.
포식자 또는 위험한 먹이를 피하는 데 이용되곤 하는 행동양식은 실수에 대한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다. 만일 처음에 신속하고 정확한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두 번째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유전적인 행동은 학습할 기회가 적은 종, 잘못된 행동을 배울 가능성이 있는 종 그리고 희생이 크고 위험한 실수에 놓인 종에게는 매우 적합한 행동이 되며, 이는 결국 매우 고단수의 적응이다.
'Science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의 정보교환(1) (0) | 2022.11.30 |
---|---|
행동의 유전학 (1) | 2022.11.29 |
호르몬과 행동 (0) | 2022.11.29 |
유전에 의해 형성된 행동 (0) | 2022.11.28 |
모방학습 - 생명의 기본 (0) | 2022.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