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issue

한옥에 숨겨진 과학

앗동동 2022. 12. 17. 14:18

한옥은 우리나라 전통가옥으로 나무기둥을 중심으로 지붕의 처마, 흙벽, 마루, 대들보가 있는 구조의 가옥형태를 의미합니다. 흔히 한옥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실제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뜨끈뜨끈한 온돌

무려 철기시대부터 사용해 온 우리나라 전통의 고유 난방장치입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열에너지가 방바닥 아래의 공간을 지나가면서 구들장이라 부르는 방바닥 아래에 깔아 두는 넓적한 돌을 데우고, 덥혀진 구들장의 열기가 방 전체에 전달되는 시스템입니다. 열의 전달 방식의 전도와 대류, 복사를 모두 사용하여 방 전체를 훈훈하게 만들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온돌은 열의 효율이 아주 높고, 위생적이며, 웬만해서 고장이 나지 않고, 잔 수리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경제적인 난방장치입니다. 

 

살아 숨 쉬는 흙벽

 한옥의 벽면은 흙을 발라서 구성했습니다. 흙은 알갱이 사이사이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어서 공기나 수분을 함유할 수 있습니다. 집 안의 습도가 높을 때에는 수분을 흡수하고, 집 안의 습도가 낮아 건조할 때에는 알갱이 사이의 수분을 내보내 습도를 조절합니다. 또한 미세한 구멍으로 인해 환기를 하지 않아도 물질이 교환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환기까지 가능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처마와 마루

한옥의 처마는 겨울철 낮은 태양의 고도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이로 만들어졌습니다. 겨울철에는 해가 낮게 뜨기 때문에 처마 아래로 태양볕이 들어올 수 있게 하여 집 안을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옥의 천장은 낮은 편인데, 찬 공기가 온돌에 의해 빠르게 데워질 수 있도록 낮은 천장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여름철에는 높은 태양의 고도로 인해 해가 높게 뜨기 때문에 강한 태양볕은 막을 수 있는 각도로 설계되어 계절마다 적절하게 태양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옥의 마루 또한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견딜 수 있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대청마루는 집의 중심에 위치하며 모든 동선이 지나가는 가장 넓은 곳입니다. 대청마루를 앞과 뒤를 터서 뒷마당의 찬기운이 대청까지 오게 하여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옥을 바닥에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집을 지었습니다.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를 막고 집의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습기를 피할 수 있어 쾌적한 여름을 지낼 수 있고, 겨울의 한기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동네 수로

마을 곳곳에는 여러 집을 지나는 수로가 있었습니다. 이 수로는 여름철 더위를 한결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비가오면 빗물이 흐르는 길이 되기도 하고, 쉽게 물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도 하였습니다. 실제 전주 한옥마을을 가면 이런 수로가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엔 물소리만 나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데, 실제 물까지 흐르니 체감온도도 내려갔습니다.

 

옛집이라고 해서 불편하고, 열악할 것 같지만 숨겨진 과학적 원리로 옛 우리 조상들은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 한옥 숙박시설도 많아졌습니다. 시간을 내어 한번 방문하여 한옥의 우수성을 몸소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